








가을은 '걷는' 계절입니다. 쾌청한 공기,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 그리고 눈앞에 끝없이 펼쳐지는 오색 단풍. 이 모든 것을 온전히 누리는 최고의 방법은 바로 '산책'입니다.
서울에는 차 소리 대신 가을의 소리로 가득 찬,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아름다운 산책로가 많습니다. 낭만 가득한 서울의 가을길로 함께 떠나볼까요?
덕수궁 돌담길 (정동길): 낭만의 클래식
설명이 필요 없는 '가을 산책'의 대명사입니다. 덕수궁 대한문에서 시작해 경향신문사에 이르는 약 1km의 이 길은 가을이면 노란 은행나무와 붉은 단풍나무가 조화를 이루며 환상적인 터널을 만듭니다.
고풍스러운 돌담과 현대적인 미술관(서울시립미술관), 역사적인 건축물(정동제일교회, 구 러시아공사관)이 어우러져 걷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특히 노란 은행잎이 비처럼 쏟아질 때의 감동은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양재천 시민의 숲 (메타세쿼이아 길): 도심 속 가을의 깊이
강남 한복판을 흐르는 양재천은 사계절 아름답지만, 가을의 정취는 특히나 깊습니다. 그중에서도 '양재천 시민의 숲' 구간은 이 길의 백미입니다. 천변을 따라 길게 이어진 산책로 양옆으로 수천 그루의 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하늘 높이 뻗은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주황빛으로 물드는 모습은 매우 이국적입니다. 자전거 도로나 보행자 도로가 잘 구분되어 있어 쾌적하게 산책이나 라이딩을 즐길 수 있습니다.
서울대공원 호수 둘레길: 산과 호수를 품은 가을
과천에 위치해 있지만 서울에서 접근성이 좋아 많은 사랑을 받는 곳입니다. 서울대공원 동물원이나 놀이공원 입구와 별개로, 거대한 저수지(호수)를 한 바퀴 도는 약 7km의 산책로는 가을 단풍의 숨은 명소입니다.
이 길의 가장 큰 매력은 '반영'입니다. 잔잔한 호수 위로 울긋불긋 물든 청계산의 단풍과 하늘이 그대로 비쳐, 마치 두 개의 가을을 동시에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코끼리 열차나 스카이 리프트를 타고 공중에서 바라보는 단풍은 또 다른 즐거움을 줍니다.
삼청동길 & 북촌 한옥마을: 전통과 어우러진 가을
경복궁 동쪽 담장을 따라 시작되는 삼청동길은 은행나무와 단풍나무가 아름다운 길입니다. 아기자기한 갤러리, 카페, 맛집들이 즐비해 눈과 입이 동시에 즐거운 산책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길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북촌 한옥마을로 향하면, 고즈넉한 한옥의 처마 끝에 걸린 붉은 감과 단풍이 어우러진, 가장 한국적인 가을 풍경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언덕길을 오르며 내려다보는 삼청동과 인왕산의 가을 전경도 일품입니다.
[산책로 방문 꿀팁]
1. 편안한 신발: 다른 무엇보다 발이 편한 운동화는 필수입니다.
2. 음악과 함께: 좋아하는 가을 플레이리스트를 준비해 보세요.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는 음악과 눈앞의 풍경이 어우러져 산책의 감동이 배가 됩니다.
3. 주변 연계: 덕수궁 돌담길은 정동극장이나 미술관, 삼청동길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나 북촌 등 주변 명소와 연계해 코스를 짜면 더욱 풍성한 나들이가 됩니다.
시간에 쫓기듯 걷지 마세요. 가끔은 벤치에 앉아 잠시 쉬어가기도 하고, 예쁜 낙엽을 주워 책갈피에 끼워보기도 하세요. 그렇게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새 가을은 당신의 마음속에 가장 따뜻한 풍경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